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소설/영미.유럽
- 2023. 3. 18.
앞서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이번에 처음 읽어본 소설이었어.
유명세는 알고 있었는데 선뜻 손이 안 가더라구.
그런데 최근에 영화가 리메이크 되었잖아.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원작을 보게 되었어.
왜 이제봤나 싶을 정도로 괜찮았어.
그리고 진짜 엄청 울었지 뭐야...
그게 무슨 나의 상황에 대입하거나
어떤 깊은 사유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나 장면 묘사 자체가
진짜 너무 처참해서눈물이 안 날 수가 없더라고.
그리고 문장도 눈에 엄청 잘들어와서 진짜 빨리 읽혀.
여러 에피소드들이 다 좋았던 것 같아.
내용
줄거리
열 여덟살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파울 보이머.
독일의 작은 도시의 같은 학교 친구들 스무 명과 참전했다.
참전한 지 2년...
이제 그들 중 남은 건 열 두명 남짓.
어른들은 전쟁 영웅의 환상을 불어 넣으며
소년들을 전쟁으로 내 몰았지만
불과 2년만에 이들은 소년기와 청년기를 모두 잃는다.
첫 직업이 군인인 이들은
사회에 나와 처음 한 일이 사람을 죽이는 것.
보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포와 싸워가며 간신히 살아남아도
돌아오는 것은 사회와의 괴리뿐...
어제는 내 앞에 있던 전우가
오늘은 옆에 있던 전우가 사라지고
어떤 전투에서는 중대에서 살아남은 자가 겨우 서른 하나...
전쟁이 깊어질수록
더 어리고, 훈련은 더 적게 받은
소년들이 신병으로 들어와 죽어간다.
이제 친구들 모두를 잃은 파울 보이머.
그리고 1918년 10월의 어느 날.
종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날.
아무 특이사항 없는 서부 전선에서는
또 한명의 무구한 소년이 죽었다.
줄거리를 쓰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슬픈 이야기야.
전쟁의 참혹을 정말 사실적으로 썼어.
보급이 떨어졌을 때의 그 배고픔과
허리까지 물이 찬 축축한 참호,
커다랗고 통통한 쥐들의 습격과,
독가스가 퍼질 때의 고통,
병사들을 그냥 짓뭉게 버리는 전차와,
사지가 바스라지는 부상들.
그 끔찍한 부상을 입고 나면
엄청나게 솟구치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때문에
자신들이 얼마나 다쳤는지도 인지가 안돼.
그래서 두 다리가 잘린 채로
찢어진 복부에서 튀어나오는 내장을 손에 쥔 채로
몇 백미터, 몇 키로를 달려오는 군인들도 있어.
이걸 눈 앞에서 본 다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살기 위해 무구한 누군가를
죽이고 또 죽이면서 그 때 마다
두려움과 죄책감이 산처럼 쌓이는 건 어떤 기분일까.
계속해서 죽어나가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잘려나가는 전우를
매 번 지키지 못해 혼자 남겨져서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읽고 있다보면 대체 이런 참혹한 일이
어째서 계속되고 있을까.
대체 인간이라는 종에 희망이라는 게 있는 건가 싶을 정도야.
거기다가 부끄럽고 비열한 어른들.
그 와중에도 벨기에를 차지해야 한다는 둥
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면 용기라는 내라는 둥
아... 정말 이럴 수가 있나 싶어져.
그 열악한 전쟁이 내 몰린 이들은
겨우 열 여덟살이었어.
전쟁 후반에 가면 각 나라에서 열 넷, 열 다섯살까지 내보낸다구.
이건 정말 너무 하잖아.
이런 전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 때 느끼는
엄청난 괴리와 고독감을
온전하게 살아남은 자들이 무엇으로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인류는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기억하면서
어떻게 또 다시 전쟁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각 전쟁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것을 피할 방법이라는 게 별로 없음을 이해할 수 있게 돼.
이런 개인의 감상적인 마음으로는
막을수도, 막아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래도 너무 참혹한 일이잖아.
먼다는 어떤 소설을 볼 때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해.
사실 거의 모든 이야기에서 그런 상상을 하지.
심지어 환타지 소설에서 조차 말이야.
하지만...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구.
단 한 장면도, 단 하나의 사건도 견뎌 낼 자신이 없었어.
하지만 인간이라는 건 정말 질긴 존재라
아마도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든 살아나갈 방법을 찾을 거야.
그건 아주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비루한 삶이겠지.
그래도 그렇게 살 수 있을 때까지 살아남아서
남은 평생 감정의 어떤 부분을 거세 당한 채 살게 될 거야.
제발 부디...실체 없는 우리를 위해
어떤 개인이 목숨을 잃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무구하고 어린 이들의 손에
다른 무구한 이들의 심장에 꽂을 총, 칼을 쥐어주는 일이 없기를...
먼다의 추천
이 책은 어때?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
전쟁에 관련된 또 하나의 걸작이야!
이 소설은 2차 세계 대전의 배경이지만
전후의 삶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지.
전쟁, 운명, 관계 그 모든 것들의 무심함에 대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함에 대해서.
살아남은 자의 담담한 블랙 코미디.
이 영화는 어때?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제1차 세계 대전 중, 서부 전선에 합류한 17살 파울. 초기의 들뜬 기분은 곧 참호에서의 삶이라는 암울한 현실로 인해 산산이 조각나 버린다.
www.netflix.com
에드바트 버거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해.
1930년대 영화의 엔딩장면에 대한 찬사가 굉장한데
2022년 판에서 해당 심상은
주인공의 멘토인 카친스키가 가져갔어.
(무구한 소년을 해치지 못하는 것으로)
그 부분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의외로 1930년대 판도 볼만 했어!
비교해서 보는 맛도 있을 것 같아.
*모든 책의 낭독 분량은 10페이지를 넘기지 않습니다.
-BGM 출처
title : Wourld War authr :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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