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열린 책들

앞서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이번에 처음 읽어본 소설이었어.

유명세는 알고 있었는데 선뜻 손이 안 가더라구.

 

그런데 최근에 영화가 리메이크 되었잖아.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원작을 보게 되었어.

 

왜 이제봤나 싶을 정도로 괜찮았어.

그리고 진짜 엄청 울었지 뭐야...

 

그게 무슨 나의 상황에 대입하거나

어떤 깊은 사유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나 장면 묘사 자체가

진짜 너무 처참해서눈물이 안 날 수가 없더라고.

 

그리고 문장도 눈에 엄청 잘들어와서 진짜 빨리 읽혀.

여러 에피소드들이 다 좋았던 것 같아.


내용

줄거리


열 여덟살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파울 보이머.

독일의 작은 도시의 같은 학교 친구들 스무 명과 참전했다.

참전한 지 2년...

이제 그들 중 남은 건 열 두명 남짓.

 

어른들은 전쟁 영웅의 환상을 불어 넣으며

소년들을 전쟁으로 내 몰았지만

불과 2년만에 이들은 소년기와 청년기를 모두 잃는다.

 

첫 직업이 군인인 이들은

사회에 나와 처음 한 일이 사람을 죽이는 것.

보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포와 싸워가며 간신히 살아남아도

돌아오는 것은 사회와의 괴리뿐...

 

어제는 내 앞에 있던 전우가

오늘은 옆에 있던 전우가 사라지고

어떤 전투에서는 중대에서 살아남은 자가 겨우 서른 하나...

 

전쟁이 깊어질수록

더 어리고, 훈련은 더 적게 받은

소년들이 신병으로 들어와 죽어간다.

 

이제 친구들 모두를 잃은 파울 보이머.

그리고 1918년 10월의 어느 날.

종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날.

아무 특이사항 없는 서부 전선에서는

또 한명의 무구한 소년이 죽었다.


줄거리를 쓰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슬픈 이야기야.

전쟁의 참혹을 정말 사실적으로 썼어.

 

보급이 떨어졌을 때의 그 배고픔과

허리까지 물이 찬 축축한 참호,

커다랗고 통통한 쥐들의 습격과,

독가스가 퍼질 때의 고통,

병사들을 그냥 짓뭉게 버리는 전차와,

사지가 바스라지는 부상들.

 

그 끔찍한 부상을 입고 나면

엄청나게 솟구치는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때문에

자신들이 얼마나 다쳤는지도 인지가 안돼.

 

그래서 두 다리가 잘린 채로

찢어진 복부에서 튀어나오는 내장을 손에 쥔 채로

몇 백미터, 몇 키로를 달려오는 군인들도 있어.

이걸 눈 앞에서 본 다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살기 위해 무구한 누군가를

죽이고 또 죽이면서 그 때 마다

두려움과 죄책감이 산처럼 쌓이는 건 어떤 기분일까.

 

계속해서 죽어나가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잘려나가는 전우를

매 번 지키지 못해 혼자 남겨져서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읽고 있다보면 대체 이런 참혹한 일이

어째서 계속되고 있을까.

대체 인간이라는 종에 희망이라는 게 있는 건가 싶을 정도야.

 

거기다가 부끄럽고 비열한 어른들.

그 와중에도 벨기에를 차지해야 한다는 둥

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면 용기라는 내라는 둥

아... 정말 이럴 수가 있나 싶어져.

 

그 열악한 전쟁이 내 몰린 이들은

겨우 열 여덟살이었어.

전쟁 후반에 가면 각 나라에서 열 넷, 열 다섯살까지 내보낸다구.

 

이건 정말 너무 하잖아.

 

이런 전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을 때 느끼는

엄청난 괴리와 고독감을

온전하게 살아남은 자들이 무엇으로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인류는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기억하면서

어떻게 또 다시 전쟁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각 전쟁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것을 피할 방법이라는 게 별로 없음을 이해할 수 있게 돼.

 

이런 개인의 감상적인 마음으로는

막을수도, 막아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래도 너무 참혹한 일이잖아.

 

먼다는 어떤 소설을 볼 때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해.

 

사실 거의 모든 이야기에서 그런 상상을 하지.

심지어 환타지 소설에서 조차 말이야.

 

하지만...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구.

단 한 장면도, 단 하나의 사건도 견뎌 낼 자신이 없었어.

 

하지만 인간이라는 건 정말 질긴 존재라

아마도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든 살아나갈 방법을 찾을 거야.

 

그건 아주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비루한 삶이겠지.

그래도 그렇게 살 수 있을 때까지 살아남아서

남은 평생 감정의 어떤 부분을 거세 당한 채 살게 될 거야.

 

제발 부디...실체 없는 우리를 위해

어떤 개인이 목숨을 잃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무구하고 어린 이들의 손에

다른 무구한 이들의 심장에 꽂을 총, 칼을 쥐어주는 일이 없기를...


 

먼다의 추천

이 책은 어때?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

전쟁에 관련된 또 하나의 걸작이야!

이 소설은 2차 세계 대전의 배경이지만

전후의 삶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지.

전쟁, 운명, 관계 그 모든 것들의 무심함에 대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함에 대해서.

살아남은 자의 담담한 블랙 코미디.


이 영화는 어때?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제1차 세계 대전 중, 서부 전선에 합류한 17살 파울. 초기의 들뜬 기분은 곧 참호에서의 삶이라는 암울한 현실로 인해 산산이 조각나 버린다.

www.netflix.com

에드바트 버거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해.

1930년대 영화의 엔딩장면에 대한 찬사가 굉장한데

2022년 판에서 해당 심상은 

주인공의 멘토인 카친스키가 가져갔어.

(무구한 소년을 해치지 못하는 것으로)

그 부분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의외로 1930년대 판도 볼만 했어!

비교해서 보는 맛도 있을 것 같아.


*모든 책의 낭독 분량은 10페이지를 넘기지 않습니다.

-BGM 출처

title : Wourld War authr : ,,,김정식

by site : 공유마당 저작권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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