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등단작에 나목에 이어 나온 장편 목마른 계절 역시 전후 시대의 자전적 이야기였어. 박완서는 자기 복제라는 비판도 일부 있었을만큼 전후 시대의 자전적 이야기가 유명하지. 하지만 세번째 작인 도시의 흉년을 보면 박완서가 시대보다 한 발 앞서는 뛰어난 작가라는 걸 알 수 있어. 자전적인 소설만 잘 쓰는 게 아니라는 거지. 70년대 소설, 아니 현재에 이르러서도 순문학이라고 불리며 거들먹거리는 문단에서 이토록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해보면 역시 굉장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 내용 줄거리 1950년 즈음 태어는 수연과 수빈. 당시 쌍둥이 남매는 자라고나면 상피 붙는다 하여 불운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수연은 여섯 살까지 이모네 집에서 살게 된다. 가난했던 수연의 집안이었지만 돈에 대한 열망..
앞서서 문학동네에서 나온 박완서의 단편집 중 맨~ 마지막 권이야. 시기적으로 보면 2000년대지. 생의 후반기에 쓰여진 단편들이라고 할 수 있어. 하지만 여전히 반짝반짝하고 잘 읽혀. 초로를 넘어선 작가에게 쓰면 안 될 말이겠지만 심지어 발칙함 역시 여전해. (-0- 죄송해여 박완서님...) 그래서 여러 번 읽었도 마지막 권의 책장을 열면 항상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는 박완서의 신작을 더 이상 만날 수 없으니까. 이 마지막 단편집 중에서 세 개의 단편을 소개할게! 내용 그 남자네 집/ 2002년 문학과 사회 6.25전후로 만난 첫사랑 그 남자. 자유와 사치에 목말랐던 그 때 치열했고 가난했고 비겁했던 우리. 노년이 되어서도 그 남자가 살던 동네를 가면 마치 어제 일이었던 것 처럼 뻐근하고 생생했던 ..
앞서서 문학동네에서 나온 박완서 단편집 중 네번 째에 해당되는 이야기들이야 이전 리뷰는 70년대 초중반에 나온 것들이고 해당 이야기는 80년대 중반에 나온 것들이지. 총 열 세개의 단편들 중 세 가지를 소개 하려고 해. 내용 재이산(再離散) / 1984년 여성문학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이던 시절 주인공인 몽동필씨는 아니 강동수씨도 가족을 찾게 된다. 동수씨의 가족은 남쪽에 있었던 것. 고아원에서 힘들게 컸던 동수씨와 달리 가족들은 잘 자리잡아서 제법 잘 살고 있었다. TV에서 본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가족들이 서로 울고 불고 그렇게 짠했는데 동수씨와 가족들은 서로 데면데면 할 뿐 아니라 빈궁하게 사는 동수씨를 부끄러워한다. 그러니까 수십 년 만에 만난 못사는 가족을 혹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만나지 ..
앞서서 먼다는 박완서의 장편들도 참 좋지만 단편들을 훨씬 더 좋아해. 이토록 많은 양의 다양한 이야기를 꾸준히 써온 국내 현대 작가가 있나 싶을 정도야. (...아마 먼다가 잘 모르는 거겠지) 그래서 독서 리뷰를 쓸 때도 장편이 먼저였어. 맛있는 건 아껴 먹어야 하잖아. ㅎ 오래전에 읽었던 이야기들을 벽장 속에 쟁여 넣고 하나씩 빼먹는 것 같은 재미 같은 거지. 해당 단편집에는 총 16편이 수록되어 있어. 이 중 다섯 개를 소개해 보려고 해. 내용 세모(歲暮) / 1971년 여성동아 극빈한 공무원의 아내로 가난하게 살던 네 딸의 엄마인 나. 다섯 째이자 막내로 아들이 태어나고 남편이 서울 외곽 신도시에 식료품점을 내면서 또한 여투어 산 땅이 오르면서 제법 부유해진 나. 이제 막내 아들은 남부럽지 않게 키..
앞서서 박완서의 1980년대 초반작이야. 항상 위악적인 캐릭터들이 즐비하지만 특히 이 소설은 그 중에서도 최고야. 등단 후 10여년. 발표한 장편만도 8편에 달하던 시점이었어. 당연하게도 모든 작품이 항상 최상의 퀄리티를 찍을 수는 없었을 거야. 이 정도의 소설을 발표하고 나면 또 많은 작가가 슬럼프를 겪기도 하지. 박완서 역시 모든 작품이 좋을 수는 없고 어느 정도의 등락은 겪었을 거야. 하지만 보기 좋게 이겨냈지. 그 전환점 즈음에 있는 소설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봤어. 내용 줄거리 3남매인 수철, 수지, 수인(아명 : 오목이)은 한국 전쟁 당시 15살, 7살, 5살이었다. 어린 수지는 이 힘든 상황에서 많은 것을 막내에게 양보해야했다. 그러다가 동생이 없어져버렸으면 하고... 그래서 사..
앞서서 해당 이야기를 집필할 때 작가의 나이가 70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걸 염두해보면 대단하다라는 말 밖에... 대부분의 거장들이 본인의 후반기에 자신의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것이 반해 박완서는 끝까지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갔다는 생각을 하게 돼. 박완서의 나이를 알면서도 먼다는 앞으로도 그이의 긴 이야기가 많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했어. 앞으로도 계속 계속 볼 수 있을 거라고... T^T 내용 줄거리 40대 중반의 대학 부속 병원의 교수인 영빈은 교사인 부인과 두 딸, 어머니와 살고 있다. 형인 영준은 가장의 역할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열 여섯살 차이인 여동생 영묘는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다. 한 가정의 가장, 아들, 아버지로써 정해진 길을 걸어가는 것에 염증을 느낌 때즈음 어린 시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