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먼다 생각에 김언수는 단편보다는 장편이 훨씬, 그 중에서도 장르 소설 쪽이 훨씬 더 재밌는 것 같아. 잽은 단편집이야.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편이긴 한데 약간 아쉬운 건 사실이야. 하지만!일단 어떤 작가가 좋아지면 그냥 전부다 좋아지는 그런 거 있잖아. ㅎㅎㅎ 객관적인 시각은 가질 수 없는 그런거. 그리고 어쨌든 대표작인 잽은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이야기이거든. 그래서 단편 잽을 소개하려고 해~! 내용 잽 부글부글 끓는, 다이나마이트 처럼 폭발할 것 같은 청소년 시기.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것 같은데 왜 이리 건드리는 사람이 많은지. 특별히 모난 구석도 없는 것 같은데 선생들은 왜 그리 나를 못 마땅해 하는지. 권투나 격투기 같은 거라도 배우면 그 놈들을 때려 눕힐 수 있을까? 날..
앞서서 설계자들은 김언수의 이전 작인 캐비닛과 이후 작인 뜨거운 피 사이에 있는 다리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어. 굳이 표현하자면 반장르 문학? 이라고나 할까? ㅎ 사실 먼다는 뜨거운 피를 훨씬 좋아하지만 설계자들도 재미있었어. 설계자들은 미국으로 판권도 팔렸다고 하니 개취의 호불호를 떠나서 반가운 일이지 뭐야.! 내용 줄거리 군부시절부터 국내 암살 의뢰를 담당했던 도서관과 그 주인인 너구리 영감. 쓰레기통에 버려져 도서관에서 자라난 래생은 너구리 영감의 자객으로 삼십대 초반의 암살자다. 그리고 이런 음습하고 어둠의 일들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푸주라는 마을. 이 곳엔 너구리 영감같은 설계자와 래생같은 암살자, 그리고 정보를 모아다 주는 트래커들. 등등이 모여 산다. 시절이 바뀌면서 이 시장..
앞서서 이미 수년 전에 김언수는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재미없다면 귀싸대기 맞을 각오로 쓴다고... 이후 정말로 재밌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지. 귀싸대기 맞을 각오는 이제 안하셔도 될듯 ㅎㅎ 확실히 김언수는 순수 문학의 틀을 깨고 더 싶은 장르 문학쪽으로 들어오는 게 훨씬 좋았던 것 같아. 먼다는 너무너무 재밌게 봤어. 내용 줄거리 부산 변두리에 있는 작은 포구 구암. 해수욕장과 관광호텔인 만리장 하나로 여름 한철 반짝 버는 이 동네. 여름이 지나면 고춧가루 같은 자잘한 밀수나 술집, 도박으로나 벌어먹고 사는 이 동네. 해무가 일면 바닷가로부터 썩은 비린내가 진동하는 이 구질구질한 동네... 만리장의 주인이면서 구암의 실질적 주인 손영감. 그는 만리장의 지배인에게 궂은 일은 다 시키고..
앞서서 이 이야기를 처음 본 건 십 몇년 전이었어. 오래도록 이 책을 기억하게 된 건 작가의 말 때문이었지. ...당신이 이 저열한 자본주의에서 땀과 굴욕을 지불하면서 힘들고 어렵게 번 돈으로 한 권의 책을 샀는데 그 책이 당신의 마음을 호빵 하나 만큼도, 붕어빵 하나만큼도 풍요롭고 맛있게 해주지 못한다면 작가의 귀싸대기를 걷어올려라. ... 그런데 내가, 겁도 없이, 책을 내게 되었다. 분수도 모르고 덜컥 상까지 받아버려서 이제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하지만 귀싸대기 맞을 각오는 되어 있다. 수상소감 중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도 국내 문단은 지난 시절의 순수 문학의 도식에 목을 매고 있었던 걸로 기억해. 그래서 등단작들은 일정한 틀을 가지고 시대적 문제?에 대한 상징을 가지고 있어야 했어. 마치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