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 저자별 소설/기리노 나쓰오
- 2022. 6. 20.
앞서서
미로 시리즈의 마무리.
이전의 미로 시리즈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기리노 나쓰오의 스타일의 캐릭터들.
먼다는 기리노 시리즈 중에서 다크를 처음봤어.
그래서 이번에 순서대로 다시 봤거든?
만약 얼굴에 흩날리는 비 부터 봤다면
다크에서의 캐릭터들의 변화가 달갑지만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물론 먼다는 다크에서의 미로가 최고지만 ㅎ
내용
줄거리
사랑했던 남자, 나루세를 감옥으로 보낸 뒤
그의 출소를 기다리던 무라노 미로.
하지만 나루세는 이미 수 년전에 자살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이에 미로는 2년 뒤인 마흔이 되는 해에
자살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후 미로는 나루세의 죽음과 편지를 숨긴
아버지에 대해 분노하게 되고 그를 죽게 만든다.
아버지의 지인인 야쿠자 데이와
아버지의 현재 애인인 장님 안마사 히사에,
돈에 궁했던 미로의 옛친구 도모베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미로는 한국인 서진호의 도움으로
위조 여건을 만든 뒤 부산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그녀를 쫓는 데이, 히사에, 도모베.
미로는 그들로부터 도망친 뒤 마흔을 넘어도 살아갈 수 있을까?
다크에는 서진호라는 독특한 인물이 나와.
진호는 광주 사태, 그 현장에 있었지만
민주화를 위해 싸운 투사가 아니었어.
그는 부산에 살던 치기 어린 양아치였지.
부마 사태 이후 세상이 변화하는 걸 감지하고
이러한 혁명 운동이나 항쟁등에서 공을 세우고
일종의 영웅이나 전설이 되고 싶었던 거야.
형이 구해온 총이라는 무기를 들고 있었을 때는
그 금속의 힘에 기대어 용기 백배 했지만
그게 사라지고 나면 그냥 쭉쩡이에 불과하지.
진호에게는 아무런 신념이 없었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공포, 오직 공포야.
이런 양아치가 그런 상황을 겪고 나면 삶의 기준 자체가 바뀔 수 밖에 없겠지.
어쨌든 미로 시리즈에 나왔던 그 어떤 남자보다
가장 심지 굳은 남자이면서
어떤 의미로는 미로에게 구원에 가까운 남자야.
왜냐하면 진호는 살아남은 사람이면서
살기 위한 사람이고
끝까지 살겠다고 약속해 준 사람이거든.
뭐 이게 세기의 사랑 얘기 같기도 하지만
미로의 상대들은 대부분 운동권이었어.
더 정확히는 실패한 운동권이었지.
기리노 나쓰오는 일본의 전공투 시대에 십대 후반이었을 거야.
그리고 운동권이 탈주하면서 과격화 하고
결국에 그 세대가 단카이 세대가 되면서
자신들의 운동을 후회하고 잊고 우경화를 이끈 모습도 지켜봤겠지.
그래서 미로의 상대들은
떠나거나 자살하거나 살해당하는 등 살아남지 못해.
진호가 살아남은 이유는
타국의 캐릭터에 대한 조심성도 있었겠지만
(조심해 봤자 기리노 나쓰오는 과격하지만 ㅋㅋ)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일본과는 궤를 달리 했다고 본 거 겠지.
기리노 나쓰오는 소설에서
희망 따위는 쓰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작인 일몰의 저편을 제외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주인공은 없어.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세상은 말도 못하게 거지 같거나
혹은 나라는 인간이 개쓰레기 같다고 판단되어도
절대로 살아내고, 살아남지.
(아임 소리 마마에서도 자살하려는 게 아니라
죽을 거라고 예측 못하고 바다에 뛰어든 거니까)
그래서 미로라는 주인공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바다 건너에서 살아남은 자와 만나게 했던 거지.
먼다가 처음 다크를 봤을 때
사실 삶이 좀 녹녹하지 않았었는데
이 괴팍하고 거친 이야기에서 많은 위안을 얻었어.
내가 최선을 다해서 살아남았다면
나는 절대로 벌을 받지 않겠어.
때로 너무 힘든 일이 생겨서
혹시 내가 뭔가 잘못해서 이런 일을 겪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 마다 미로의 말을 떠올렸어.
잘못했든 잘못하지 않았든 나는 절대로 벌을 받지 않겠어 하고.
세상은 때때로 정말 거지같을 것이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앞으로도
삶이라는 건 종종 절망만을 안겨주겠지만
그래도 미로처럼 살아나가겠다는 생각을 해.
물론 절대로 벌은 받지 않을테야.
먼다의 추천
이 책은 어때?
무라카미 류의 교코
교코는 무라카미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서정적이야.
약간의 신파? 까지 있어서 진짜 깜짝 놀랄 정도지.
하지만 여기에서 구원이라는 개념이 나와.
구원이라는 건 그것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거라고...
교코는 살아남은 사람이고 살아갈 사람이지.
류의 스타일이 싫은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을 거야.
이 영화는 어때?
워쇼스키 형제의 바운드
1996년 작
범죄 영화이면서 섹시하기도 하지.
주인공이 여자이기도 하면서
위선보다는 위악에 가까운 캐릭터들이기도 해.
사실 내용상으로 다크와는 크게 연결 점이 없지만
어쩐지 다크를 다시 봤을 때 바운드가 떠오르더라고.
영화 자체에 서스펜스도 훌륭하고 호쾌해.
구성도 좋고 쫄깃하니 재밌어.
개인적으로는 워쇼스키 형제 영화 중에서 제일 재밌게 봤어. ㅎ
*모든 책의 낭독 분량은 10페이지를 넘기지 않습니다.
-BGM 출처
title : Lost Miner authr : 김성원
by site : 공유마당 저작권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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