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서
사실 긍정의 배신에 대한 리뷰를 쓴 건
바로 이 책 노동의 배신 때문이었어.
화제작이기도 했고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담긴
가치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작가의 필체가 대단히 흥미로워.
물론 이런 계통의 책을 쓰는 작가들은
대부분 시니컬한 유머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읽는 내내 대단히 즐거웠다는 것만은 확실해!
노동의 배신은
최소임금으로 한 달 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체험하는 르포 형태를 취하고 있어.
작가는 총 세 번(세 달)의 경험으로저임금 노동 실태와 생활을 알리고 대안에 대해 제안하고 있어.
내용
첫번째 경험
인구 2만 5천명의 키웨스트
환경이 엉망진창인 월세 500$의 원룸 계약.
체인 호텔 레스토랑
: 시간당 2.43달러+팁(3~5달러), 14:00~22:00
호텔 청소부로 투잡
: 시간당 6.1달러, 9:00~14:00
투잡으로 인한 체력 저하 상태에서 손님이 밀려오는 것을 감당 못하고 실패
가난의 끝에 밀려나면 예비비 따위는 없겠지.
그러니까 주당 40만원짜리 집 보다
월세 100만원짜리 집이 낫고
전세 2억 5천짜리 집이 낫겠지만
보증금을 마련할 수가 없는 거야.
월세 보증금도 마련할 수 없다는 건
하루라도 일을 쉬면 무조건 빚이 쌓인다는 걸 의미해.
조금이라도 예비비를 마련하려면
투잡을 뛰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신의 체력과 건강을 극한으로 밀어 붙여야 하지.
그러면 건강이 나빠지겠지?
건강이 나빠져서 일을 쉬게 되면 주급은 물론 의료비가 더해져서 마이너스가 돼.
-_-; 정말이지 끝도 없는 나선일세...
두 번째 경험
메인 주
모텔->주당120달러 원룸
요양원 : 시간당 7달러, 주말근무
청소 도우미 : 시간당 6.65달러, 07:30~ 15:30
실패라고도 성공이라도 할 수 없었던 두 번째 시도 완료
두 번째 시도에서는
개인이 과연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가?
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와.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놀라울 정도로 정의로워.
부도덕하고 비겁한 행위들을
개인의 성향 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
그런데 해당 챕터에서는
그런 부도덕이나 비겁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때문이라는 걸 보여줘.
그러니까 아무리 정의로운 인간도
특수한 환경에 놓여지면 정의롭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한 인간이 되어 버리는거지.
청소하는 도우미들은 웨이트리스보다 더 하위 계층으로 취급 된다고 해.
모두가 무시하고 모두가 그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지.
청소를 맡긴 집 주인도
이 년놈들이 뭘 훔쳐가지는 않는지
가난한 놈들은 게을러터졌으니 청소를 대충할 거라고 생각하고 함정까지 파놔.
청소 용역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면
비슷한 임금을 받는 편의점 캐셔도 인상을 찌푸리지.
그런 상황에서는
관리자가 해주는 한 두마디의 칭찬이 간절해져.
그리고 그 관리자의 의지대로 왕따를 시키거나 서로를 경계하게끔 만들기도 해.
또 말도 안되는 환경 속에서
몸을 다치고도 일을 하려고 하는
동료를 도와주려고 정의롭게 나서보지만
두 사람의 몫을 완벽하게 해 내지 못하다면 그 정의감은 민폐일 뿐이지.
스스로가 정의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한다면 정말이지
지독하게 외롭고 자괴감이 어마어마하게 들 수 밖에...
세 번째 경험
미네소타 주
주로 모텔에서 주거 245달러~295달러
월마트 : 시간당 7달러, 10:00~ 18:00
(중간에 밤근무로 변경)
안정적 주거지를 얻는데 실패
월마트의 경우에는 단순작업을 시키면서
직원들을 조직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교묘하게 이용해.
마치 거대한 이 기업의 이미지를
당신들이 만든다는 식으로 애사심을 고취시키지.
그렇지만 대우는 형편 없어.
최저임금의 계약직의 직원들은
마트에서 파는 의상도 할인 받지 못하고
8시간 동안 15분씩 단 두 번의 휴식시간만 받아.
적절한 휴게 공간 따위는 없어.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만들기 보다는
쓸 때 없는 일을 시키더라도 계속 굴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일을 하더라도 결코 쉬게 하는 법은 없지.
이런 식으로 길들여지고
내가 속한 사회가 한 없이 좁아지다보면
노조를 만든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
2001년에 나온 책이기는 하지만
핵심 메세지는 지금과 크게 다를 건 없는 것 같아.
이 책을 기준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비를 계산해 볼게.
시간당 7달러로 8시간씩 22일 일한다는 기준으로
한 달 대략 1230달러를 벌어.
임대료 : 월 800달러
- 보증금이 없다고 했을 때 가장 싼 금액에 해당 (룸메이트가 있다고 가정하고도)
식비 : 6달러 * 30 150~200달러
하루 두끼 기준 샌드위치, 햄버거, 심지어 비스킷이나 콩 통조림 따위로 때운다고 가정
교통비 : 2달러 * 30
사실 말도 안되는데 부족하면 걸어다닌다고 치고...
잡비 : 5달러 *30
잡비에는 의류비 의료비 포함 모든 것. 반드시 사용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비용
이걸 빼면 한 달에 20달러가 겨우 남네.
만약 한 달에 단 한 번이라도 특별한 일이 생기면 바로 구멍이 생기는 구조지.
그래서 몸이 상해도 투잡을 뛰는 경우도 있고
룸메이트가 다섯 명이 넘어가기도 하는 거지.
그러니까... 이 정도쯤 되면
도저히 개인이 시스템을 넘어설 수는 없는 거야.
개인이 돌파해야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모든 책임을 사회에 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말로 변화해야 한다면 그건 시스템이겠지.
물론 그 시스템을 변경시키는 것은
결국 너와 나를 포함한 우리라는 개인이겠지만.
먼다의 추천
이 책은 어때?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
2011년에 나온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화법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후에 나온 긍정의 배신도 추천해
이 영화는 어때?
안국진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유쾌하면서도 서글픈,
하지만 무척 재미있는 영화야!
긍정의 배신
앞서서 요런 류의 글을 쓰는 작가들이 재미있으려면 기본 적으로 좀 시니컬 해야 하는 것 같아. 그런 성격에서 나온 자조적인 유머들이 읽는 행위를 즐겁해주거든. 그런면에서 바버라 에런라이
dismal-pleasure.tistory.com
*모든 책의 낭독 분량은 10페이지를 넘기지 않습니다.
-BGM 출처
title : Experience authr : 김성원
by site : 공유마당 저작권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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